공부 시간을 정하기 전에 아이가 집에 오는 시간부터 적어 보세요.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과 학원에서 늦게 돌아오는 날에 같은 시간표를 쓰기는 어렵습니다. 식사와 쉬는 시간을 빼고 나서 숙제할 시간을 잡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수학, 국어, 독서’처럼 과목을 빽빽하게 넣지 말고, 그날 꼭 끝낼 학교 숙제부터 적어 보세요. 이미 학교나 돌봄에서 한 일도 빼야 합니다. 집에서 다시 시키는 일이 있는지 아이와 알림장을 함께 보며 정리합니다.

시각과 할 일을 함께 정하기

‘저녁 먹기 전에 공부하기’만으로는 무엇을 언제 시작할지 모호합니다. ‘간식을 먹고 식탁을 치운 뒤 수학 숙제 꺼내기’처럼 시작할 행동을 붙여 보세요. 시계를 보고 움직이는 데 익숙한 아이라면 정확한 시각을 적어도 됩니다.

아이에게 하루 전체를 혼자 짜라고 하기보다 가능한 시간을 두 개 정도 말해 주세요. 예를 들어 ‘돌아와서 쉬고 할까, 저녁 먹고 할까?’ 하고 묻고, 저녁 식사 뒤에는 어떤 일정이 있는지도 같이 봅니다.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시간까지 맞아야 실제로 쓸 시간표가 됩니다.

할 일을 적을 때는 ‘국어 공부’보다 ‘학교에서 읽은 글 다시 읽고 모르는 낱말 표시하기’처럼 끝을 알아볼 수 있게 씁니다. 처음 정한 일을 마쳤다면 그날 공부는 끝내도 됩니다. 일찍 마쳤다는 이유로 새 과제를 계속 붙이지 않습니다.

요일마다 바꿔도 되는 것

매일 같은 분량을 채우느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진다면 요일별로 할 일을 다르게 정하세요. 늦게 돌아오는 날은 다음 날 제출할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고, 여유 있는 날에 함께 읽을 책이나 복습 문제를 정합니다.

복습할 내용을 한 번에 몰아서 볼 필요도 없습니다. 미국 교육과학연구소 IES의 학습 안내서는 같은 내용을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공부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배운 덧셈을 그날 여러 장 더 푸는 대신, 다른 날 비슷한 문제를 다시 풀어 보는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못 한 공부를 주말에 전부 합쳐 놓으면 주말 계획만 길어집니다. 빠진 과제 가운데 제출할 것, 다시 볼 것, 생략할 것을 부모와 아이가 나눠 정하세요. 학교 숙제를 끝내기 어려웠다면 아이가 못 한 부분을 그대로 남기고 선생님에게 이유를 전합니다.

시간표를 고칠 때 볼 기록

시간표 옆에는 계획한 시간과 실제 시작한 시간, 마친 일만 간단히 적어 보세요. 매번 자세한 학습 일지를 쓰기보다 일정이 어긋나는 이유를 찾을 정도면 됩니다. 간식이 늦어지는지, 준비물을 찾느라 오래 걸리는지, 특정 과제에서만 막히는지 봅니다.

늦게 시작했어도 약속한 일을 혼자 마쳤다면 시작 시각을 조정할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시에 앉았지만 거의 풀지 못했다면 시간을 더 확보하기 전에 문제의 난도와 양을 봐야 합니다. 앉아 있던 시간만으로 계획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가족 일정이 바뀐 날에는 그날의 계획을 따로 고칩니다. ‘오늘은 병원에 다녀오니 숙제부터 하고 책은 내일 같이 읽자’처럼 무엇이 바뀌었는지 말해 주세요. 시간표의 빈칸을 전부 채우기보다, 오늘 할 일을 알고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