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혼자 공부해 봐’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어떤 일을 혼자 할 수 있는지 나눠 보세요. 책을 꺼내는 것, 오늘 할 부분을 찾는 것, 문제를 푸는 것, 끝난 책을 정리하는 것은 각각 다른 일입니다. 계산은 혼자 해도 어느 쪽을 펴야 할지 몰라 부모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가운데 하나만 맡겨도 됩니다. 부모가 공부할 부분을 정해 주었다면 책과 필통을 꺼내는 일은 아이가 해보는 식입니다. 익숙해진 일을 다시 부모가 대신하지 않고, 다음에 맡길 일을 정합니다.
책과 준비물은 아이가 직접 꺼내기
예를 들어 매번 부모가 국어책을 펴 줬다면, 오늘은 책 이름과 쪽수를 함께 본 뒤 아이가 직접 찾아보게 합니다. 알림장을 읽기 어렵다면 처음에는 부모가 읽어 주고, 아이는 필요한 책을 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순서를 잊어버릴 때는 ‘알림장 보기, 책 꺼내기, 오늘 할 곳 표시하기’ 정도를 짧게 적어 둡니다. 글을 읽기 어려우면 책과 필통 그림으로 표시해도 됩니다. 부모의 설명을 늘리기보다 아이가 어떤 순서를 다시 물어보는지 보며 적을 내용을 줄이거나 바꿉니다.
EEF의 자기조절학습 안내서는 계획하고, 공부하는 중에 살피고, 마친 뒤 돌아보는 방법을 구체적인 과제 안에서 가르치도록 권합니다. 집에서도 아이에게 책을 찾고 오늘 할 곳을 표시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할 수 있는 일
혼자 공부한다는 약속에 ‘질문하면 안 된다’는 뜻까지 넣지 마세요.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할지 함께 정해 두면 됩니다. 지시문 다시 읽기, 교과서 예시 보기, 질문할 곳 표시하기 가운데 지금 과제에 맞는 방법을 골라 연습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배운 계산 방법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교과서에서 같은 종류의 예시를 찾아보게 합니다. 예시를 읽어도 모르겠다면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말하거나 표시를 남깁니다. 앞 문제를 풀어야 다음 문제로 갈 수 있는 과제라면 건너뛰기보다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질문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해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부분부터 같이 읽고, ‘여기까지는 알겠어?’ 하고 물어보세요. 부모가 도와준 다음 문제는 다시 아이에게 맡깁니다.
마치는 일도 아이가 해보기
약속한 부분을 끝냈으면 무엇을 했는지 표시하고 책을 정리하게 합니다. 제출할 숙제는 가방에 넣고, 부모와 다시 볼 문제는 찾기 쉽게 표시해 둡니다. 공부를 끝냈다는 말을 듣고도 부모가 매번 책상과 가방을 모두 정리하고 있었다면 이 일을 하나씩 넘겨줄 수 있습니다.
마친 뒤에는 긴 평가보다 구체적인 장면을 이야기하세요. ‘오늘은 알림장 보고 수학책을 직접 꺼냈네’처럼 아이가 한 일을 짚습니다. 잘하지 못한 일을 한꺼번에 덧붙이지 말고 다음에는 무엇을 혼자 해볼지 하나만 정합니다.
다음 날 다시 부모를 기다린다면 어제 할 수 있었던 일부터 부탁하세요. ‘어제 찾았던 책을 오늘도 꺼내 줄래?’처럼 시작하면 됩니다. 혼자 책을 꺼내는 연습을 하는 날에 어려운 새 단원까지 모두 혼자 풀도록 요구하지 않습니다.
